병원이라는 곳을 아플 때 치료 목적으로 방문 한 적 밖에는 없었던 내가 치료진이 된다는 것은 참으로 어색하였습니다. 처음 입사하던 날, 떨리는 마음, 한편으로는 무섭기도 한 마음으로 출근을 하였습니다. 병동에 출근을 하여 유니폼으로 갈아입으며 거울을 보고 “잘할 수 있다”를 마음속으로 외치며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마음의 병이란 것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하고 시작했기에 환자분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대처해야 할지 걱정과 두려움이 앞섰지만 함께 일하는 병동의 간호사님들, 보호사님들의 따뜻하고 세세한 가르침과 지지는 나를 여기까지 올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었습니다.

일 년간 일하면서 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환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해 보고 나의 생각대로 이루어질 때는 나의 마음이 참으로 뿌듯합니다. 때로는 나의 생각과 같이 되지 않을 때가 있지만 그런 모든 순간이 경험이라 생각하며, 안되는 것에 실망하기보다는 다음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더욱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어느새 내가 원하는 곳에 이르러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나는 공감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감은 인간관계를 강화하고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라 생각합니다. 상대방이 자신을 이해하고 공감한다고 느끼면 그 관계가 보다 단단히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때문에 나는 언제나 환자분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안심시켜드리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넣어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생소한 약물, 용어, 정신질환의 종류들 하나하나 알아가는 것에 희열을 느끼며 이곳에서의 근무가 즐겁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곳에서 일하면서 고마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나는 내가 인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느끼게 됩니다. 환자들을 보면서 웃음이 많아졌고, 병동의 직원과 환자들과 마치 가족과 다름없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처음 출근했을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겁이 나서 떨렸지만 이제는 환자들을 만나는 것에 마음이 설레기도 합니다. 이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초심을 버리지 말자 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출근길에 나섭니다.

지난 한 해 동안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2024년이 더욱 행복한 순간들로 가득 채워지길 바랍니다.